사랑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2015년 을미년(乙未年) 새해를 맞이하여,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의 가정마다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고,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사회 통합과 헌법 수호를 위한 헌법재판소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컸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선거구 별 인구에 따른 투표가치의 평등, 재외 국민의 국민투표권 보장 등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발전에 기여하는 결정들을 내렸습니다.
연말에는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한 민주적 기본질서의 의미를 해명하고, 정당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엄정한 결정을 선고하였습니다.
국민 모두가 100% 만족하는 최상의 결정은 재판의 본질상 성립하기 어려운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였고, 우리의 현실과 국가의 미래를 성찰하고 고뇌하였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재판관 모두가 사실인정을 위하여, 엄청난 양의 기록과 씨름하였고, 공정하고 엄격한 절차 진행을 위하여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였습니다.
또 충돌하는 법익과 모든 헌법적 가치를 두고 치열한 논쟁과 법리 검토가 있었습니다.
특별연구팀의 연구관들은 1년 이상 휴일에도 쉬지 못하고 밤늦게까지 고생하였습니다. 정말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격려와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으려고 합니다.
또한 심판사무를 매끄럽게 진행하고, 부족한 인력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시간의 변론 속기록을 작성하고, 심판정과 청사 경호에 애쓰는 등,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마음을 모아준 모든 재판소 가족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대외적으로 지난 해 헌법재판소는 세계 헌법재판을 선도하는 헌법재판기관의 위상을 확고히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총 109개 국가 및 국제기구 대표 305명이 참가한 세계헌법재판회의 제3차 총회를 ‘헌법재판과 사회 통합’이라는 주제 하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이번 총회를 공동개최하였던 베니스위원회의 부키키오 위원장은 이번 회의가, 조직·프로그램·행사 진행의 모든 측면에서 완벽한 최고의 회의라고 평가하는 등, 참가국들의 찬사와 지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일원 재판관께서는 비유럽 국가로서는 최초로 베니스위원회 헌법재판공동위원회 위원장 겸 베니스위원회 집행위원으로 선출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국제연합(UN)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세계헌법재판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의 위상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새해에는, 더욱 깊이 있고, 국민의 마음을 얻는 헌법재판소가 되어야겠습니다.
양적인 성장을 자화자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실을 기하고 질적으로 향상되기 위해서는, 차분히 성찰하고 공유하고 되짚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곧 헌법재판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지금,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자질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필요한 경우 구성원 개개인의 자기 계발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공헌과 기여를 인정받으며,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조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올 한 해는 또한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기본권을 보장하고, 사회를 통합한다는 헌법재판소 본연의 업무를 재점검하고, 국민이 헌법재판소를 지지하고 사랑하는 이유를 다시 되돌아보려 합니다.
국민의 요구와 희망을 더욱 고민하고 충실히 반영하고, 모자란 부분은 없었는지 항상 되새겨 보아야 합니다.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공동체의 통합에 기여하기 위해서, 낮은 곳의 목소리와 어려운 이들의 아픔이 헌법재판에 반영되도록 더욱 살피겠습니다.
나라 밖으로는 대한민국 헌법재판소가 제안하고, 만장일치에 의해 세계헌법재판회의에서 ‘서울 선언문’으로 채택된, 아시아 인권재판소 설립 등 인권 신장을 위한 국제적 연대활동을 시작하는 첫 해가 되어야겠습니다.
사랑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올 한 해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심화를 위하여 실력을 연마하고, 보편적 인권의 보장과 사회통합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며, 세계 각국 헌법재판기관과 협력하고 연대하는 많은 일들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구성원 모두의 현명한 지혜와 끊임없는 노력을 부탁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각자 자신과 헌법재판소, 그리고 대한민국에 멋진 한 해를 만들어 올 연말쯤 스스로 선물해 봅시다.
다시 한 번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항상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