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세계 각국의 헌법재판소장님, 대법원장님들을 비롯한 대표단과 내외 귀빈 여러분!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방문하신 데 대하여,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를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와 환영의 말씀을 드립니다.
세계헌법재판회의는 2009년 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2011년 1월 브라질에서 제2차 총회가 열렸으며, 2011년 9월에는 규약을 갖춘 정식 회의체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총 109개 국가와 국제기관이 모여 제3차 총회가 개최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로써 세계헌법재판회의는 민주주의, 법치주의 및 인권보호의 핵심요소인 헌법재판 분야의 최고위급 회의체가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동안 세계헌법재판회의의 비약적 발전과 이번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헌신해 오신 부키키오 베니스위원회 위원장님과 뒤르 사무국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노고에 대하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동안 세계헌법재판회의는 인권보장과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헌법, 헌법재판제도 등에 관한 국제적 논의와 협력을 해 왔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헌법재판을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권리, 평등과 정의라는 인류 공통의 보편적 가치를 구현하고, 권력분립과 민주주의를 제도화하는데 기여해 왔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 헌법재판기구들은 이러한 소중한 성과를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에 더하여 세계의 헌법재판에는 새로운 시대적 소명이 추가되었습니다.
20세기 후반은 장기적인 경제성장과 풍요로운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가 지배하고, 이로 인하여 사회적 갈등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었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제적 경제위기와 지역 간 분쟁 등으로, 그러한 상황이 세계적인 차원에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앞에는 사회제도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지혜로운 조치들을 찾아, 인류에게 주어진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제가 주어져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법제도를 평화롭게 안착시키고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헌법재판의 큰 역할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헌법재판과 사회통합’을 대주제로 헌법과 헌법재판에 관한 세계 각국의 경험과 지혜를 모으는 이번 제3차 총회는 매우 의미 있고 시의적절합니다.
역사적으로 겉으로 평화로운 시대가 사실은 더 큰 문제를 감추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회적 갈등이 내부적으로 증폭되어 임계점에 이르게 되면 폭발적인 형태로 표출되곤 합니다.
한 국가의 내부에서는, 고용불안정, 빈부격차, 교육기회의 차등, 인종·문화 갈등, 환경파괴 등 다양한 경제적·사회적 영역에서 계층 사이의 이해관계 상충과 사회적 대립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중재하여야 하는 정치의 실종으로 민주주의의 위기와 공동체의 붕괴가 초래되기도 합니다.
국제적으로는, 개인이나 기업의 활동과 재화의 이동에 국경이 사라지고, 어느 한 나라의 경제적·정치적 변동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구상의 광범위한 지역에서는, 이민자 배척 등 편협한 민족주의나 원리주의가 확산되고, 대중들의 동요와 분노, 나아가 사실상의 국가 통제력 상실 상태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따라서 사회통합에 관한 여러 문제들을 조화롭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나라의 특수성을 주목하되, 동시에 세계 각국의 헌법재판기관들이 폭넓고 국제적인 안목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리 헌법재판기관들은, 세계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사회문제의 정확한 원인과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보편적인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 기준의 발견과 적용을 성찰하여야 합니다.
입법부와 행정부의 결정에 대한 통제와 존중의 균형점뿐만 아니라, 판결이 국제관계에 미칠 영향도 고민해야 합니다.
이번 총회가 이런 쉽지 않은 주제들에 대한 해법의 단초를 발견하고, 공통된 인식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각국의 헌법재판은 사회통합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더욱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지역협의체 등 국제적 기구에 의한 인권보장과 사회통합의 달성 방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이러한 목적을 위해, 이번 총회의 각 세션에서 그 동안 각국의 헌법재판기관 대표 여러분이 축적한 경험과 지혜를 적극적으로 교환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